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모회사 또는 주주로부터 운영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설 법인이나 아직 수익 구조가 안정되지 않은 회사의 경우, 외부 은행 대출 대신 계열사 자금을 활용하는 사례가 흔합니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같은 그룹 회사인데 굳이 이자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무이자(0%) 차입 구조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세법에서는 이러한 거래가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납세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큰 문제를 겪었습니다. 회사는 모회사(holding company)로부터 운영자금을 차입했지만, 계열사 거래라는 이유로 이자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무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적정 이자율을 적용하여 세무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세무서의 논리는 간단했습니다. 세법상 각 회사는 서로 독립된 과세주체이기 때문에, 계열사 간 거래라도 일반 제3자 거래(arm’s length principle)처럼 처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반드시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일반 회사 간 차입에서도 이자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계열사라고 해서 무조건 무이자 거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세무서의 입장이었습니다.
세무조사 결과, 세무서는 약 5~6% 수준의 적정 이자율을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약 40억 루피아 규모의 이자 비용이 계산되었고, 해당 이자에 대해 PPh Pasal 23 세율 15%가 적용되었습니다.
즉, 약 6억 루피아 수준의 PPh 23 세금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과거 연도(2019년)에 대한 가산세까지 추가되면서 최종 부담 금액은 약 8억 루피아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상황이었습니다. 회사는 아직 성장 단계였고, 투자 회수도 끝나지 않았으며, 영업 이익도 안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이자를 지급한 적도 없는데 왜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SKP(세무조사 결정서)가 발행된 이후에는 선택지가 제한됩니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법만 가능합니다.
첫째는 세무 결과를 인정하고 납부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분할 납부(할부)가 가능하며, 일정 조건에서는 가산세 일부 감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세무 결과에 동의하지 않고 이의신청(Keberatan)을 제기하는 방법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두 번째 방법이 검토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법적 근거가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인도네시아 정부령(PP) 제94호 2010년 제12조입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주주 또는 모회사로부터 받은 차입금에 대해 무이자(0%) 구조가 허용될 수 있습니다.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회사의 납입자본이 모두 완납되어 있어야 함
대여 자금이 모회사의 자체 자금이어야 함
모회사가 재무상 손실 상태가 아니어야 함
차입을 받은 회사가 재정적 어려움(financial distress) 상태여야 함
해당 납세자의 상황을 확인한 결과, 위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모회사의 자본금은 완납 상태였고, 대여 자금 역시 외부 차입금이 아닌 자체 자금이었습니다. 또한 모회사의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었으며, 자회사는 실제로 운영 초기 단계의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즉, 세법상 무이자 차입이 허용될 수 있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세무서가 주장한 적정 이자율 적용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고, 납세자는 이의신청(Keberatan)을 통해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필요할 경우 다음 단계인 조세법원 항소(Banding)까지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계열사 간 거래라고 해서 무조건 세무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무이자 차입 구조는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및 독립기업 원칙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세무조사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규정과 실제 사업 상황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계열사 간 자금 거래가 있는 기업이라면 관련 계약서, 재무자료 및 법적 근거를 사전에 잘 준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